피아노·드럼·수제 타악기 수백개 등장...바투카다 연상
주최 측 "굳게 닫힌 감옥문을 두드리는 소리"
옥중서신 보낸 이석기 "조국 사태, 가진자의 낯을 그대로 봤다"
정부가 연말·연초 특별사면을 검토하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지지자들이 또다시 "이석기를 석방하라"며 7일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8·15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지 4개월여 만이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구명위원회(‘이석기 구명위’)는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앞에서 ‘12·7 이석기 석방대회’를 열고 이씨 특별사면을 요구했다. 집회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이석기 석방이 정의(正義)다’, ‘감옥에서 7년째’라는 문구와 이씨 사진이 인쇄된 손피켓을 들고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로 행진했다. 일부는 "이석기를 석방하라" "(이석기는) 평화를 말한 사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세종문화회관 앞과 청와대로 가는 도로에서는 바투카다(Batucada) 축제 형식의 집회가 열렸다. 바투카다는 브라질 흑인들이 집단적으로 추는 춤의 일종이다. 드럼이나 수제(手製)의 타악기, 손뼉 등 리듬을 치면서 원형으로 춤을 추는 식이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수백개의 드럼과 타악기가 동원해, 줄지어 군무를 추기도 했다. 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리듬에 맞춰 힙합 춤을 추기도 했다. 주최 측은 북소리에 대해 "야만을 떨치는 정의의 북소리" "굳게 닫힌 감옥문을 두드리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역과 서울시청을 지날때는 인근 보수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이석기 집회 참가자들에게 "이석기는 감옥으로" "빨갱이들이 들끓는다"라고 소리쳤다.
이날 집회에는 통진당 출신 인사들을 비롯해 민주노총과 민중당 등 60여개 단체 약 1만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 연사로 나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뤄지는 나라라면 도무지 만들어질 수 없는 사법적 판단에 의해 이석기 의원이 골방에 갇혀 있다"며 "지난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은 현 대통령과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 이석기 석방이 곧 촛불 혁명"이라고 했다.
이어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촛불로 들어선 정권이 이다지도 모질 수 있느냐"며 "문재인 정권은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달 일선 검찰청에 연말·연초 특별사면 대상자를 파악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대상자 선별 작업에 나섰다. 아직 특별사면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사면 대상도 정해지지 않았다. 특별사면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다.
2019-12-07 09:29:2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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