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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이 내 공약 베껴...표절 좋아해" 조롱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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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2 07:00

바이든 경제정책 '바이 아메리카' 트럼프 공약과 비슷
바이든, 1987년 도전 때 영국 정치인 연설문 표절했다 걸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놓은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대해 “내 정책을 표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 “그(바이든)는 나를 표절했지만 결코 그것을 해낼 수 없다”면서도 “그는 옳은 일을했다. 왜냐하며 내 공약을 베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표절을 좋아한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바이든 전문 표절꾼으로 묘사

트럼프가 바이든이 “표절을 좋아한다”고 비꼰 것은 바이든이 1987년 첫 대권 도전 당시 영국 노동당 당수 닐 키녹의 연설을 표절했다가 걸려, 경선을 포기한 것을 조롱한 것이라고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날 ‘러스트 벨트(미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제조업 부활과 500만개 새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선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 자리에서 미국산 재화와 재품 구매에 4000억달러, 핵심 기술 연구·개발에 30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해외 제조업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제조업 혁신과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이든의 공약이 나오자마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트럼프 공약같다”며 공격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연방정부가 세금을 쓸 때 우리는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 일자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 닮았다는 것이다.

◇세금·최저임금 올리고 제조업 부활까지…선거용 잡탕 공약?

바이든의 이번 공약 발표는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러스트 벨트 공략을 위한 것이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미네소타주 등의 제조업 지대는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올 11월 대선의 승부를 결정하는 곳이다.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제조업 부활과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발표한 이유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의 철강 가공공장을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의 철강 가공공장을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문제는 바이든의 공약이 제조업 부활을 주장하면서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최근 주주 자본주의 시대 종료를 선언하면서 현행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올리겠다고 했다. 또 현재 연방기준 7.25달러인 최저임금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고 전국민의료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주식시장이 25% 급락할 수 있다”며 “바이든의 공약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좌편향적”이라고 했다. 이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의 진보세력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경제정책 발표에는 샌더스 의원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바이든의 이 같은 정책 발표가 ‘선거용’으로 실제로는 과격한 정책 실험은 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투자은행 JP모 건은 지난 6일 코로나 피해로 인해 바이든이 집권하더라도 과감한 좌파정책을 펼 수 없을 것이라며 “증세는 궁극적으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종 인프라 사업 투자와 중국 등과 무역전쟁 완화 가능성,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내수부양 효과 등을 거론하며 “바이든 승리는 약간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July 12, 2020 at 05: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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