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스토옙스키는 그날 이후 '생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참혹한 환경의 수용소에서도 출소 후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신체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힘든 노동에도 정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또 그 속에서 장차 소설의 소재가 될 온갖 유형의 범죄자들을 관찰한다.
유형 생활 수기인 '죽음의 집의 기록'은 물론, 4대 명작이라 불리는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은 모두 범죄소설이다. 그의 대작들은 대부분 유형소에서 그 싹이 잉태됐다고 할 수 있다.
그는 30대의 대부분을 시베리아에서 보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형 미하일과 잡지 사업을 시작했으나 몇 년 못 가 문을 닫았다. 설상가상 형이 죽으면서 남긴 빚을 대신 짊어진다. 그는 이 빚을 평생 갚았다. 시베리아에서 결혼한 아내도 폐결핵으로 7년 만에 죽었다. 도스토옙스키 자신도 간질, 폐기종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
그러나 지치지 않고 작품을 썼고 러시아 최고 작가 반열에 우뚝 섰다. '도스토옙스키 두 번 죽다'(한결미디어)는 내가 수년간 시베리아 옴스크 등에 있는 도 스토옙스키의 흔적들을 찾아 떠난 기행문을 골격으로 한 그의 인생 이야기다. 우리는 왜 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도스토옙스키란 거울에 비춰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머리말에 책을 쓰던 중 거리에서 마주친 시각장애인 이야기를 언급했다. 맨 뒤엔 이렇게 썼다. "그 젊은 시각장애인에게도 또 독자 여러분에게도 생이 아름다운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July 25,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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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을 말한다] 도스토옙스키 두 번 죽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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