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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희 “내 이야기 같은 '42번가'…합격 소식 듣고 주저앉아 울었어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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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배우 김환희 인터뷰

최근 이토록 빠른 속도로 성장한 여성 뮤지컬 배우가 또 있을까. 뮤지컬의 ‘뮤’ 자도 모르던 가수 지망생이었지만, 데뷔 3년 만에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로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빅피쉬> <�브로드웨이 42번가> <�킹키부츠> 등의 대작에 연이어 캐스팅됐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이하 ‘42번가’)에서 페기 소여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김환희의 이야기다.

<42번가>의 페기 소여는 뮤지컬 스타를 꿈꾸며 시골에서 상경한 꿈 많은 소녀다. 탭댄스 실력을 인정받아 코러스로 발탁됐다가,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부상을 입자 대타로 무대에 서 일약 스타가 된다. 페기와 김환희는 공통점이 많다. 앙상블로 시작해 짧은 시간 안에 주연이 됐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실력과 패기 또한 닮았다. 무대 위의 빛나는 페기처럼, 앞날을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배우 김환희를 만났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페기 소여 역을 맡은 배우 김환희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페기 소여 역을 맡은 배우 김환희

불과 반 년 전에 ‘주목해야 할 라이징스타’로 인터뷰를 했는데, 지금 <42번가>에 이어 <�킹키부츠>까지 대작들을 연달아 하게 됐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너무 좋죠. 감사하고, 겸손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준비하자는 마음이에요. <42번가> 공연과 <�킹키부츠> 연습을 같이 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스트레스 안 받고 재밌게 하고 있어요. 둘 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신나는 작품이라 다행이에요.

<42번가> 오디션은 어땠나요?

전 사실 <42번가> 이전 공연을 본 적이 없어요. 영상으로밖에 접한 적이 없었죠. 그렇지만 오디션 기회가 왔으니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갔어요. 제가 딱 하나 준비를 못 한 건 탭댄스였어요. 전에 취미로 잠깐 배워본 적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대표님이 탭을 가르쳐주면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어요. 저는 망설임 없이 “네, 당연하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죠.

어떻게 그렇게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었어요?

저는 사람이 할 수 없는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노력과 끈기만 있으면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워낙 배우는 것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고요. 그래서 그렇게 대답하는 데 어려움이나 두려움은 그다지 없었어요. 이후에 안무감독님 작업실에 가서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긴장은 됐지만 너무 재밌었어요. 아직 합격한 건 아니지만 <42번가> 오디션의 마지막 관문에 와서 탭을 배우고 있단 것 자체가 신기했거든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던 순간엔 어땠나요?

그때 <�빅피쉬> 공연을 하던 때였어요. 예술의전당 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는데,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주저앉아서 꺼이꺼이 울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요. 전화 주신 분이 “환희 씨, 괜찮아요?” 하고 물어봐 주실 정도였죠. (웃음)

<42번가>가 유독 특별한 작품이었나 봐요.

페기 소여 역이라서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누군가는 페기 역을 하고 싶어서 수년간 준비했을 수도 있는데, 탭도 못하는 저에게 기회가 온 게 죄송스럽기도 했고요. 그만큼 더 열심히 몸이 부서져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환희가 저래서 <42번가>에 뽑혔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요.

김환희와 페기는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앙상블로 시작해 빠른 시간 안에 주연을 맡게 된 신인 배우라는 점이요.

연습을 하면서도 다른 배우들이 저에게 그랬어요. 상황이 너무 비슷해서 정말 와닿는다고요. 연습 중에 다들 엄청 울었어요. 상황이 비슷하다 보니 제가 일부러 만들어내지 않아도 그들에게 느껴지는 게 있었나 봐요. 그걸 보면서 ‘우린 모두 서로 공감하면서 같이 무대에 서고 있구나. 공동체라는 게 소중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요즘 무대에서 코러스 친구들을 보며 한 사람 한 사람 ‘이 친구는 어떤 감정을 갖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관찰하고 같이 감정을 교류하며 연기하는 게 요즘 저의 숙제예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페기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 상황이 페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제 이야기’로만 가지는 않게 선을 지키는 거예요. 그리고 매 장면에서 페기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어요.

<42번가>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페기가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기 직전, 분장실에서 코러스걸 애니가 “모든 코러스를 대표해 맨 앞에 서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줘.”라고 응원해 주는 장면이에요. 그 대사를 들으면 그냥 녹아버려요. 내가 특출해서 주연으로 서는 게 아니라, 그저 맨 앞에서 이들과 함께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부담감도 사라져요.

극 중 페기는 탭댄스 천재라는 설정인데요. 탭댄스를 연습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본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연습으로 3달 가까이 탭만 연습했어요. 보통 하루 4~5시간 정도 연습했죠. 전 무식하게 하루 종일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체력을 분배할 수 있도록 잘 조절해 주셨어요. (웃음) 이번에 <42번가>로 탭을 배우면서 ‘앞으로 못할 게 있을까?’ 하는 용기를 얻었어요. 이렇게만 하면 어떤 작품을 하든 못할 게 없을 것 같아요. 왜 진작 이렇게 안 했지 조금 후회도 되고, 앞으로의 작업들이 궁금해져요. 여러모로 정말 감사한 작품이에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전에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 자매로 함께 출연했던 오소연 배우와 페기 역에 더블 캐스팅됐어요. 오소연 배우는 <42번가> 경력자라 도움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너무 많이 받았죠. 사실 연습하면서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어요. 워낙 할 게 많고 체력적으로 힘든 작품이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언니는 그걸 묵묵히 봐주고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해줬어요. 가끔 그냥 “환희야, 나도 알아.”라고 해줬는데, 그 한마디에 눈물이 나는 거예요. 다른 동료, 선배님들의 응원도 다 감사하지만 소연 언니는 제 속을 다 꿰뚫어보는 것 같았거든요. 언니가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힘을 받아서 공연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많은 중견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품이기도 해요. 선배들의 조언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은 게 있다면요?

배해선 선배님의 말씀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너 그냥 하고 싶은 거 해. 어딘가에 얽매여있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다 해 봐.”라는 말씀이요. 선배로서 무섭지 않고 정말 친근하게 잘 대해주셨어요. 저도 나중에 선배가 되면 후배들에게 이렇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을 했죠. (정)영주 언니나 (양)준모 오빠도 용기를 북돋아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올리는 공연이라 더 애틋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작품이 너무 좋아서 즐겁고 힘차게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회 한회가 더 소중해진 것 같아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임하고 있어요. 이 작품, 이 역할, 이 상황이 너무 소중해서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고 싶어요.

지난 인터뷰에서 2020년 목표가 취미를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요즘 발레를 배우고 있어요! <42번가> 남은 회차를 더 나은 모습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시작했는데요.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아요. 기왕 필요해서 하는 거,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남은 2020년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요?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서, 마스크 벗고 예쁘고 멋진 얼굴들을 보며 정겹게 인사하고 싶어요. 오래 못 본 사람들을 만나서 근황도 듣고 싶고, 밖에 나가서 걱정 없이 외식도 하고 싶어요. 그런 소소한 것들이 하고 싶어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킹키부츠>를 정말 꿈꿔왔거든요. 이전 시즌 오디션도 몇 번 봤는데, 이번에 하게 돼서 정말 기뻐요. <�시카고>의 록시도 해보고 싶고, 아직 한국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하데스타운>이란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처럼 노래만으로 이끌어가는 성스루 작품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디즈니 스타일의 작품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예쁘고 순수한 캐릭터 외에도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뮤지컬 외의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관객들이 꼭 김환희의 페기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아 본다면요?

페기와 저의 상황이 비슷한 만큼, 페기를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하지만 꾸밈없는 페기, 더욱더 간절하고 순수한 페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하이라이트 영상

■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2020.06.20 ~ 2020.08.23
서울 샤롯데씨어터
공연 시간 160분(인터미션 20분)
8세 이상 관람가
송일국, 이종혁, 양준모, 최정원, 정영주, 배해선, 전수경, 홍지민, 오소연, 김환희, 정민, 서경수, 임하룡, 오세준, 김호, 임기홍, 조용수, 최영민, 김성수 등 출연

사진·영상|CJ ENM 제공




August 14, 2020 at 08: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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